서승직(건축69) 명예교수, '동문 실력이 곧 총동창회 실력'
인하동문, 근면·성실하지만 도전정신 부족 평가도 동창회원 실력이 곧 동창회의 실력, 참여가 우선 인하대, 혁신 통해 항아리 같은 인재 육성해야 최근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다’ 출간 서승직(건축69) 명예교수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제평가위원장·한국위원회 기술대표 등

인하동문, 근면·성실하지만 도전정신 부족 평가도
동창회원 실력이 곧 동창회의 실력, 참여가 우선
인하대, 혁신 통해 항아리 같은 인재 육성해야
최근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다’ 출간
서승직(건축69) 명예교수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제평가위원장·한국위원회 기술대표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직업훈련·기능수준 향상과 국제친선에 앞장선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5년 주요 언론 등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정년기념 오피니언논집 <마중물>에서도 ‘기능인 우대 풍토와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해야 한다’는 열정과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프랑스 니스대학교에서 건물에너지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인하공전, 충북대 교수를 거쳐 1994년 우리 대학에 부임했다. <건축설비> 등 10여권의 저서와 다수의 논문뿐만 아니라 존경받는 스승으로서 후학양성에 매진했다. 특히 17년 동안 (재)인하대동문장학회 상임이사를 지내면서 지난 2월 퇴임하기까지 총동창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매우 크다는 평가다. 서 교수에게 최근 근황과 인하대 동문으로서의 역할을 물었다.
1. 인하대동문장학회 17년 재임상임이사로서 퇴임 소회는?
한마디로 시작은 참으로 미약했지만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그렇지만 결코 목표를 다 이룬 건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총동창회장과 장학재단 이사장을 도우면서 상임이사로서의 역할을 맡았다. 지난 17년 동안 ‘7인7색’의 회장과 이사장의 한결같은 리더십과 열정,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19만 동문의 염원인 장학회관건립이 가시화돼 흐뭇하다. 범사에는 다 기한이 있다. 비록 상임이사직은 떠나지만 영원한 인하인이기에 ‘비룡인하’의 멋진 비상을 바라고 기대할 뿐이다.
2. 인하대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리관유(李光耀) 싱가포르 전 총리는 국내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글로벌 대학은 최고 수준의 학생과 교직원, 최고 수준의 교과과정·개방성·진취성이 총체적으로 결합된 대학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리처드 레빈 미국 예일대 총장은 “대학은 경제를 발전시키는 과학의 중심이자 경쟁력을 확보·유지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인하대가 차별화된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환골탈태의 혁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3. 정년 후 근황은?
2015년 정년퇴임 후 5년 정도 계속 강의를 맡아왔다. 2019년에는 두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미국의 대학과 국립연구소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미국이 프런티어 개척을 선도하는 이유를 깨닫고, 국내 대학들의 안주하는 실상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또 대한설비공학회 전임회장으로서, 그리고 국제기능올림픽 명예회원으로 예비숙련기술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최근 기능인을 대변하고 직업교육의 혁신을 촉구한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주요 언론의 요청으로 칼럼을 쓰기도 한다. 봉사할 곳이 있고 또 불러주는 곳이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4. 인하대 동문들의 특성은?
인하대 출신들은 근면·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인재라고 좋은 평을 하는 기업과 CEO들이 많다. 하지만 불확실한 변혁의 시대에는 자유분방하고 차별된 도전정신을 갖춘 리더십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강한 도전정신이 부족해 보인다. 요즘 비틀거리는 대한민국을 바라보면서 좌절과 한숨이 나오는 때에 ‘어게인 코리아’로 국민에게 희망을 줄 통 큰 리더십이 인하동문 중에서 나오길 기대한다.
5. 총동창회의 기능과 역할은?
동창회의 사전적 의미는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 친목을 도모하고 모교와의 연락을 하기 위하여 조직한 모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동창회원의 실력이 곧 동창회의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동창회는 동문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또 그래야 영향력도 발휘할 수 있는 단체다. 우리의 목표인 인하의 영광도 ‘친목공영, 모교후원, 후진육성’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문제다. 19만 동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때이다.
6. 코로나19 이후 대비는?
예고도 없이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당겨 놓았다. 이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자국 제일주의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예견한 불확실성시대의 서막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19에 대비할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관련 프런티어 정신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특히 과학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7. 후학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생각이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한다. 미국의 철강 왕 카네기는 그의 집무실에 나룻배가 썰물에 밀려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그림이 걸려 있었다고 하는데 그 밑에 ‘반드시 밀물은 온다’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카네기는 역경이 닥쳐올 때마다 밀물이 몰려와 출항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역경을 이겨 당대 억만장자가 됐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없으면 돌지 않지만 그것을 가지고 달리면 돌게 돼 있다. ‘고난이 없이는 영광도 없다(No Cross, No Crown)’는 진리를 깨닫고 도전정신으로 차별된 정진을 하길 바란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현상’이라면서 한국 교육을 혹평한 바 있다. 변혁의 시대에 국내 대학 간의 도토리 키 재기 식의 경쟁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의 대학교육 시스템에서는 코로나 백신의 원천기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앤테크’의 우그르 사힌과 외즐렘 튀레지 부부박사처럼 인류를 살리는 항아리 같은 인재가 육성될 수 없다는 충고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인하대가 종지보다는 항아리 같은 인재 육성을 위한 시스템 혁신을 촉구한다. 왜냐하면 위기는 혁신의 동력이며 혁신은 인하대의 창학 목표인 MIT실현의 첩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정리=김형수 편집주간
